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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코어 #제철리즘 #지역축제 #전통시장 #중소도시 #진짜다움

[2026 트렌드R] 로컬코어 : 지역의 본질을 담아내다

2026.04.16 | 조회 : 226 | 댓글 : 0 | 추천 : 0

 

 

[2026 트렌드R]

로컬코어 : 지역의 본질을 담아내다 

 

 

로컬코어 :  ‘지역(Local)’과 ‘핵심(Core)’을 결합한 단어로 특정 지역의 계절성, 전통, 문화, 삶의 모습을 외식 경험의 중심에 놓는 트렌드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외식 소비는 크게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맛, 신선도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음식에 담긴 맥락과 이야기에도 높은 가치를 둔다. 특히 지역 고유의 제철 식재료 같은 희소성, 지역 축제와 관광을 통한 체험형 소비, SNS를 통한 공유 문화 등이 맞물리면서 음식은 그 자체의 기능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로컬 콘텐츠’는 외식업계에서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과거 대도시의 유행을 답습하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일회성 상품 개발, 불연속성이 한계점이었다면 이제는 지역의 고유 자원을 발굴하고 ‘로컬다움’을 잃지 않은, 즉 지역만의 본질을 유지하되 스토리를 더해 심리적 가치를 높이고 이를 현대적 언어로 전달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그 자원이 반드시 특산물이나 유적지일 필요는 없다. 대전의 ‘성심당’처럼 지역 내에서 확장해 고유의 가치를 지켜낸 사례나 속초중앙시장 닭강정처럼 지역민의 삶이 녹아 있는 전통 시장이 곧 관광지가 되는 현상은 외식이 지역성과 결합할 때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 잘 보여준다.

 

 

1)제철리즘

 

계절마다 바뀌는 대전 성심당의 시루 시리즈는 대표적인 '제철리즘' 메뉴다 (사진_성심당)

 

제철리즘 : 계절의 흐름과 지역성이 반영된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메뉴·브랜딩·소비 경험을 기획하는 외식·식품 산업의 전략적 태도이자 문화적 움직임

 

최근 외식 트렌드에서 주목되는 흐름 중 하나가 제철 음식을 찾아 즐기는 소비 형태다. 여기에는 특정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재료와 경험을 강조하는 ▲희소성, 산지와 생산자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지역성▲진정성, 기후 및 환경과 맞닿은 책임 있는 소비 메시지를 강조하는 ▲지속 가능성의 가치도 담겨 있다. 기후변화’는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는 주요 농작물의 생산성과 품질, 먹거리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기후 인플레이션’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이로 인해 제철 음식은 ‘지금 이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외식업계 역시 제철 한정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제철 식재료를 다루는 만큼 특정 지역과의 연계는 계절성 및 재료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지역 농가와의 협업과 상생은 외식업체의 좋은 마케팅 도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노후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철 및 로컬 메뉴를 활용하기도 한다. 계절별로 새로운 한정 메뉴를 선보이는 것은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좋은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는 여름 수박 메뉴를 출시하며 진짜 수박을 사용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색 체험형 아르바이트를 모집했다(사진_이디야커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39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제철음식’ 키워드 검색량 지수(일일 최대 100 기준)를 분석한 결과

2020년 1월 1일 15에서 2025년 6월 30일 54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지역 축제 & 전통시장 … 여행의 중심이 된 로컬 미식

 

2025년 컨슈머인사이트의 ‘여행자·현지인의 국내 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 전통 시장(재래 시장)과 지역 축제가 추천 1·2위를 차지했다. 팬데믹 시기 정점을 찍었던 산·계곡 중심의 휴식형 선호가 완만히 후퇴하고, 먹거리·체험 기반의 로컬 경험이 핵심 동기로 부상한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지역 축제는 산·계곡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며 체험형 관광의 확산을 방증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지역의 ‘맛집’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Z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향후 여행 시 경험하고 싶은 세부 활동’에 따르면 국내 여행의 경우 현지 로컬 맛집 방문, 길거리 음식 탐방, 디저트 전문점 방문이 각각 1~3위를 차지하며 미식이 로컬 방문의 핵심 동기로 확인되었다.

 

경북 김천시가 매년 개최중인 김밥축제 (사진_김천시)

 

2025 서울푸드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셰프들이 기순도 장고지를 찾았다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춰 각 지자체는 전통 시장 및 야시장, 맛집 거리와 미식 축제, 지역 식재료 체험 프로그램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전빵축제’, 충북 영동군의 ‘대한민국 와인축제’, ‘순창떡볶이페스타’, ‘김천김밥축제’ 등 다양한 로컬 축제가 펼쳐지며 지역의 정체성과 결합한 미식 콘텐츠를 통해 관광과 문화를 연결했다.

 

 

■ 랜드마크가 된 대장 식당

 

전통 시장이나 축제가 아닌 민간 외식업소 혹은 지역 음식 자체가 지역을 대표하는 여행의 테마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대전의 ‘성심당’이다. 성심당은 ‘퀵턴(Quick Turn)’ 여행의 성지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힘의 원천은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정체성을 확립한 데 있다. 이는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닌 기존의 로컬 자원을 유지하고 ‘튀김소보로’ 같은 인기 메뉴뿐 아니라 케이크, 샌드위치 등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상품군을 함께 배치하며 지역 정체성을 강화한 덕이다.

 

속초 중앙시장의 만석닭강정은 지역 시장으로 관광객을 이끌었다(사진_만석닭강정)

 

광주의 로컬 브랜드 '창억떡'의 호박인절미가 SNS를 통해 화제를 모으며 지역 관광 아이콘으로 부상했다(사진_창억떡)

 

속초의 닭강정도 SNS를 통해 “속초 여행의 상징”이 됐다. 대표 업소는 ‘만석닭강정’과 ‘중앙닭강정’으로 지역 시장이 외식 허브로 기능하며 도시 브랜드를 강화한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민간 외식업소가 지역 음식의 아이덴티티가 되기도 한다. 군산 ‘이성당’의 단팥빵과 나주 ‘하얀집곰탕’의 맑은곰탕, 수원 통닭거리 ‘용성통닭’과 ‘진미통닭’의 가마솥통닭, 강릉 초당 ‘동화가든’의 짬뽕순두부 등 지역의 역사를 함께해온 노포가 관광 명소가 되어 “나주 하면 곰탕, 수원 하면 통닭”같은 지역 음식의 정체성을 만들게 된 것. 또한 부산의 ‘이재모피자’와 돈가스 전문점 ‘톤쇼우’, 경기도 용인의 ‘산으로 간 고등어’, 남양주의 ‘장어의 꿈’ 등 주인장의 철학과 맛,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웨이팅을 ‘준비된 경험’으로 전환한 개인 외식 브랜드가 ‘여행의 목적지’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음식점은 지역의 관광 자원이 되고 있다. 부산 이재모피자 본점은 전국구 웨이팅 맛집이다(사진_이재모피자)

 

이처럼 외식은 이제 여행에서 부차적인 즐길 거리가 아닌 핵심 동기로 자리 잡았다. 전통 시장과 미식 축제, 오랜 역사를 지닌 노포부터 주인장의 철학이 깃든 개인 외식 브랜드까지, 지역의 음식은 곧 관광자원이자 지역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제2의 성심당’을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

 

3) 중소 도시의 ‘맛’

 

여행의 목적이 ‘먹거리와 경험’으로 이동하면서 외식은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는 핵심 창구가 되고 있다. 특히 중소 도시들은 지역의 고유한 식재료, 조리법, 생활문화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힌 미식을 만들어내며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외식이 관광과 지역 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대표적 사례가 충북 제천이다. 제천은 한방 도시라는 특성을 살려 ‘약채락(藥菜樂)’ 브랜드를 개발하고, 약초와 건강식 재료를 기반으로 관광 도시락과 인증제를 운영하며 ‘건강 미식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한 제천의 특산물을 활용하거나 특색 있는 스토리와 맛을 선보이고 있는 외식업소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천 맛집’ 제도를 운영하면서 맛집의 선택지를 좁혔다. 오로지 맛을 주제로 꾸린 관광 ‘가스트로 투어’도 진행한다. 이는 약 2시간 동안 도심을 도보로 이동하며 숨겨진 맛집을 찾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식 여행 프로그램으로 국내 여행객들의 관광 니즈를 발빠르게 반영한 사례로 꼽힌다.  

 

충북 제천시의 가스트로 투어 코스 (사진_제천시)

 

전북 무주는 덕유산의 청정 생태를 활용해 산채비빔밥, 송어회, 어죽, 버섯전골, 머루와인 및 특용 작물인 천마로 이어지는 로컬 미식 자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유명 셰프 및 레스토랑과의 협업, 상품 개발 및 무주 맛집 인증 제도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자연을 매개로 한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경남 통영은 항구도시라는 환경을 살려 술과 해산물 안주를 한 상으로 내는 ‘다찌 문화’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충무김밥 같은 단순한 음식 자체가 아니라 먹는 방식과 문화를 상품화해 차별성을 구축한 것이 타지인들에게 좋은 경험적 요소로 다가갔다. 경북 안동은 제례 음식의 맥락을 살려 헛제삿밥을 관광 친화적으로 재해석하고, 찜닭을 현대 입맛에 맞춰 전통과 현대를 잇는 외식 자원으로 자리 잡게 했다. 전북 순창은 전통 장류를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체험의 소재, 지역의 식문화, 축제의 자원으로 승격시켜 ‘발효테마파크’, 장 담그는 날 ‘장날’ 행사, ‘장류축제’ 등을 개최했으며, 섬진강에서 직접 기른 고품질 장어와 전통 장류를 결합한 ‘메주 먹인 장어’ 같은 메뉴를 지역 외식업소에 공급해 지역 양식업과 외식업의 상생 모델을 보여줬다. 이처럼 식문화 정체성이 뚜렷한 지역들은 고유의 맛을 비롯해 지역성·문화·환경을 반영한 차별화된 외식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무주군에서 지정한 '무주맛집'중 하나인 '무주어죽'은 지역특산물 천마를 결합한 메뉴를 판매하며 고유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외식 트렌드 관점에서 볼 때 중소 도시 로컬 미식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음식은 반드시 지역 정체성과 연결된 서사를 가져야 한다. 둘째, 단순 메뉴 제공을 넘어 거리·축제·체험·브랜드화로 확장해야 한다. 셋째,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음식이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도시의 문화 브랜드이자 경제성장의 엔진이 되려면 ‘연속성’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자체 주도의 사업은 정권 교체나 담당자 변경에 따라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브랜드화가 지속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한계점이 있다. 중소 도시 로컬 맛집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더라도 업계 전반에는 가업 승계나 장인 정신 계승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과 제도가 여전히 부족하다. 식당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화되지 않은 이상 세대를 이어 운영하는 노포가 드물고, 이에 경험과 기술이 단절되기도 한다. 장인 정신과 계승 문화를 얘기할 때 일본을 빠뜨릴 수 없다. 최근 젊은 세대가 여행을 통해 지역성을 갖춘 일본의 노포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 정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우리 또한 이러한 가게가 많아져야 한다는 필요성에 높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현시점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근본적인 사회적 인식 변화와 장기적인 안목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4)로컬 콘텐츠의 핵심 ‘진짜다움’

 

로컬 콘텐츠의 성공 요인은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희소성을 갖춘 정체성의 확립, 오래된 맛을 유지하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게 제품군과 서비스를 확장해 다양한 세대를 포용하는 현대적 해석과 스토리, 경험 요소의 충실한 반영 등에 달려 있다. 반면, 지역성에 기반하지 않은 콘텐츠와 빠른 관광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지방 소멸과 외식업의 구조적 요인도 로컬 고유의 정체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다. 지역 명소로서 기업화된 식당이 아닌 이상 국내 외식업계에서 가업 승계는 흔한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손님들이 즐겨 찾던 식당도 개인의 생애 주기와 함께 소멸하는 경우가 많고, 서울 및 대도시의 경우 부동산의 구조적 제약에 의해 식당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등 이를 제도적으로 이어갈 장치가 부족하다. 한국에도 식품명인 제도나 오래된 가업을 잇는 전통 시장의 가게들이 존재하지만, 외식업 전반으로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자원을 세대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발전시켜야만 ‘진짜다운 로컬’로서 지속 가능해진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 (사진_국립중앙박물관)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클래식 음악 열풍이 불고, 박물관 방문이나 관련 ‘뮷즈(Museum+Goods)’ 소비가 유행하는 등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대상을 향유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불확실한 시대에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구하는 소비 심리를 보여주며, 전통과 진정성을 담은 문화적 자산은 새로운 소비 가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소비자는 이제 맛과 가격을 넘어 지역의 진정성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방이 아니라 ‘발굴’이다. 이미 존재하는 지역 자원을 찾아내고 새로운 이야기로 연결할 때, 외식업은 진정한 의미의 로컬코어로 거듭날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2026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에서 발췌 및 편집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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