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매거진R

#대한민국식품명인 제40호 한안자

[기획시리즈 VOL3] 시간을 빚고 전통을 품다_대한민국 식품명인을 만나다 : 전통장편

2025.07.10 | 조회 : 3,223 | 댓글 : 0 | 추천 : 0

 

 

동국장, 시간을 담은 장()의 유산 - 대한민국식품명인 제40호 한안자

 

 

()은 곧 사람이다. 그리고 장은 기다림이다.”

 

 

 

 

1. 동국장, 장의 원형을 되살리다

 

 

 

Q.  ‘동국장은 어떤 장인가요? 일반 장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동국장은 간장과 된장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발효되는, 말하자면 생장(生醬)’입니다. 보통 장류는 간장을 빼고 남은 찌꺼기로 된장을 만들지만, 동국장은 메주 자체를 간장과 된장의 용도로 동시에 씁니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끓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시판 장은 대부분 고온처리로 유익균이 사멸되는데, 동국장은 저온에서 자연 발효되기에 유산균이 살아 있어요. 덕분에 맛도 훨씬 깊고 풍부하죠. 보통 장은 숙성에 1년 이상 걸리지만, 동국장은 60일이면 충분히 제맛을 냅니다."


 

Q. 장을 담그게 된 계기와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우리 친정 집안은 조선 성종의 어머니였던 인수대비의 후손으로 청주 한씨 가문 중에서도 광주 사직동에 집성촌을 이루고 세거해 특별히 사직촌 한씨라 불렀어요. 우리 아버지가 그 30대 손입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한씨 집안 고유의 전통 장을 담그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대학 졸업 후 교편생활을 하면서도 음식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직접 담가보고 시험해 보면서 맛을 평가하는 등  이미 전통요리연구가로서의 길을 가고 있었던거죠.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된장 저장법, 음식의 저장과 숙성, 조리와 간 맞추기, 발효가 미치는 여러 가지 맛을 몸소 느끼면서 연구했고 우리 전통식품에 대한 열정은 더욱더 커져만 갔어요. 그리고 된장과 간장 등 전통식품의 다양성과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확실히 깨닫고 동국장과 만나는 숙명을 맞이하는데, 그것은 바로 결혼이었어요.

 

시댁이 해남 윤씨 가문인데, 시어머니께서 40년 넘게 담그신 장맛을 제가 이어받았죠 시어머니 윤락순 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된장이라 할 수 있는 동국장의 전통비법을 물려받은 숨은 명인이었습니다. 35세가 되던 해에 100년 묵은 씨간장과 함께 동국장을 비롯한 전통식품 만드는 법을 시어머니에게 전수받기로 결심했어요.
 

연동리 해남 윤씨 가문에서는 예로부터 장을 담그는 비법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어요. 여러 장 가운데서도 동국장은 시어머니가 특히나 귀하게 여겼던 장이었지요. 시어머니 지시가 떨어져야 먹을 수 있는 허가품이었고, 이 집안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명인은 친정과 시가 두 집안의 비법을 모두 배우면서 우리 전통 간장에 대한 공부를 병행했다. 현대에서부터 고전에 이르기까지 전통 간장에 대한 다양한 책을 섭렵하며 이론적 바탕을 쌓아갔다. 이처럼 우리 전통음식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갖춰나감과 동시에 친정과 시댁에서 배운 전통 장 제조 비법을 응용하여 조선시대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진 동국장, 생장(生醬)’ 맛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2. 전통에서 브랜드로, 귀빈식품의 여정

 

 

Q. 귀빈식품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0년부터 전통식품 가공공장을 차리기로 마음먹고 우리 전통식품 제조법에 대한 자료수집과 실험에 돌입했어요. 친정과 시집으로부터 물려받은 동국장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식품 제조 비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여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전통식품만이 지닌 특별한 맛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죠. 2년 동안 수없이 반복되는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을 이뤄 나갔고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면서 저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한 전통식품 제조 비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재 고객들의 시식을 통해 맛있는 간장과 된장 제조법은 물론, 이를 표준화해 대중이 언제나 맛볼 수 있는 방법과 한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장맛을 찾기 시작했죠.  그러다 1992년에 귀빈식품을 창업했어요. 이유는 단순했죠. ‘좋은 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

 

초창기 사업에 다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1993년 고추장, 간장, 된장이 농림부 전통식품표준규격과 심사기준에 통과하면서 전통식품품질인증마크를 획득했어요. 제품의 공신력을 확보한 명인은 우리 전통식품 대중화를 위해 한걸음 더 다가갔습니다. 1994년 발효실과 장독대를 신축하는 등 시설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전국 백화점과 농협에 납품판매를 실시하기 시작한 귀빈식품은 1996년 전국 25개 백화점과 농협에 입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공장 부근에 직판장을 개설하고 120여 종의 전통식품을 생산해 전국 유명 백화점, 대형 농협물류센터에 명인의 정성이 담긴 전통식품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동국장’, 한국의 깊은 맛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죠."

 

 
 

 

평생 가까이 장을 빚다 보니 눈으로 장맛을 본다라고 할 정도로 장인의 경지에 오른 명인은 전통의 맥을 잇는 것을 넘어 장의 표준화 및 대중화를 이뤘고, 이제 세계화를 향한 더 큰 꿈과 포부를 펼치기 위해 도전했다. 2006년 전남도지사 품질인증을 받은 귀빈식품은 2010년 품질경영시스템 ISO 9001 인증까지 획득했고 명인은 2010동국장으로 농림부 대한민국식품명인 제40로 지정되면서 국가에서 인정하는 식품명인의 반열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아울러 2017년 유통 및 가공 분야 전남도 농업인 대상을 수상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내가 빚은 동국장이 청와대 만찬에 올라갔어요. 믿기지 않을 만큼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전통 장을 위해 노력했는데 인정받은 것 같아 가슴 벅찼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 전통 장의 세계화를 이루고,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전통을 남겨준다고 생각하니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내 인생 최고의 날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Q. 귀빈식품이 폐업했던 이유,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나요?

 

"귀빈식품은 전성기엔 15톤 트럭이 매일 장을 실어갈 정도였어요. 하지만 내부 갈등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폐업하게 됐죠. 마음이 허탈했지만, 그때 20년 전 제자였던 임대웅 씨가 찾아왔어요. “선생님 장은 다시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유민식품이 시작됐어요. 저는 장을 살렸지만, 제자는 회사를 다시 살린 셈이죠."

 

 

 

 

3. 장의 본질을 지키며 변화에 대응하다

 

 

 

Q. 유민식품은 어떤 철학과 방향을 가지고 있나요?

"전통의 본질은 지키되,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위생은 철저히 지켜야 하니까 해썹(HACCP) 시설도 갖췄고, 포장도 간결하고 모던하게 바꿨어요. ‘장 체험학교’, ‘워크숍같은 참여형 콘텐츠도 만들고 있고요. 무엇보다 사람과 장이 만나는 장면을 늘리려 해요. 그래서 장독대에서 직접 장을 떠가는 체험도 마련했어요."

 

Q. 동국장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첫째는 건강이에요. 살아 있는 유익균이 장 건강에 좋고, 자극적이지 않아요. 둘째는 이에요. 깊고 순한 감칠맛이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죠. 셋째는 의미예요. 장 하나에 담긴 시간, 정성, 기다림이 다 들어 있어요. 동국장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철학이 담긴 식재료입니다."

 

 

Q. 전수자 임대웅 대표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임대웅 대표는 저와 귀빈식품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예요.

전수자인 임대웅 대표는 식품공학과출신으로 1997년 귀빈식품에 입사해 사장과 직원 사이로 처음 만났습니다. 귀빈식품은 당시 전국 25개 농협과 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명성을 얻으면서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시기였죠. 임 대표는 생산과 영업업무를 맡아 귀빈식품에서 2년간 직장생활을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교육사업으로 진로를 바꿔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저와의  인연은 거기까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20여 년이나 흘렀고 2021년 임 대표는 교육사업을 위해 고향 해남으로 돌아왔어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내부 경영 사정이 악화된 상태였죠. 우리 회사가 경매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저것 도움을 받다가 용기 내어 이야기했습니다. 임 대표가 여기를 인수해 주면 안 되겠느냐고, 나는 여기가 사라지면 살지를 못할 것 같다며 울면서 사정했지요.

 

당시 귀빈식품에 남아 있는 거라곤 동국장과 씨간장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동국장의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임 대표는 그걸 자신이 이어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차분하게 고민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은 다들 반대했지만, 만약  명인의 부탁을 저버린다면 먼 훗날 크게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 맞다그렇게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임대표는 귀빈식품 인수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

 

그리고 '유민식품 농업회사법인이라는 새로운 사명으로 출발하면서 명인은 회사의 고문을 맡았다.

 

 "내 자식들은 이 일을 절대 안 한다고 했어요.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었지요. 회사는 어려워졌고 나도 이제 팔순이 훌쩍 넘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때 임 대표가 나타났고 내 후계자가 되어 줬어요. 전수자로서 일을 가르칠 때는 많이 꾸중하지만, 마음으로는 사랑합니다."

 

 

Q. 장을 대중에게 더 가깝게 하기 위한 활동을 하신다고요?

 

"체험학교, 음식 페어, 장 담그기 클래스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아이들이 직접 메주를 쌓고, 장을 떠가 보는 체험은 반응이 좋았어요. 서울이나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동국장 테이스팅 행사를 하려고 준비 중이고요. 전통은 사람을 만나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해요."

 

Q.  전통 장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고민도 있으신가요?

 

"장 담그는 기술은 물론이고, 장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장을 담글 때 가장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는 것이에요. 기다리는 마음, 관찰하는 눈, 손의 온기. 이런 것들이 장을 완성시켜요. 그래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장독을 돕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동국장 제조법>

1.잘 고른 대두를 5~6시간 삶고 3시간쯤 뜸을 들여 찧는다.

2. 벽돌이나 야구공 크기의 메주로 곱게 문질러 빚는다.

3.맷방석, 짚동구리에 넣고 곰팡이가 나지 않도록 널었다가 짚을 깔고 짚동구리에 넣으면서 노랑 곰팡이가 나도록 발효시킨다.

4.1주일쯤 말려서 곰팡이를 털고 씻어 적당한 크기의 항아리에 담는다.

5.소금 20% 정도를 넣어 소금물을 만들고 펄펄 끓여서 항아리에 부어 소독하고 항아리 입구를 고운 삼베로 덮고 묶어 그대로 두면 검정 장이 우러나온다.

6.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며 용수를 넣어 안에 고인 것은 장으로, 밖의 걸쭉한 것은 된장 용도로 사용하는, 끓이지 않은 생장으로 맛이 독특하다.

7.맛없는 간장, 된장과 섞어 쓰면 조미료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4. 장의 철학, 문화로 승화되다

 

 

 

Q. 장 담그기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원칙이 있다면?

"첫째는 원재료입니다. 국내산 콩, 해남 천일염만 써요. 둘째는 환경이에요. 온도, 습도, 햇빛까지 다 장에 영향을 줘요. 셋째는 기다림이에요. 장은 서두르면 안 돼요. 매일 장독을 살피며 대화해야 해요. 그래야 장도 숨 쉬는 생명체처럼 익어갑니다."

 

Q. 동국장이 가진 전통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동국장은 단지 옛 방식의 장이 아닙니다. 장은 곧 시간이에요. 장을 담그고 발효시키는 전 과정은 계절을 품고, 기후를 품고, 사람의 손길을 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재료의 본질입니다. 동국장은 대두, 천일염, . 오직 이 세 가지로만 만듭니다. 첨가물도, 조미료도 없습니다. 기다림 하나로 맛을 냅니다. 이 안에 선조들의 지혜와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모두 들어 있죠."

 

임대웅 대표는 명인의 동국장을 알리기 위해 2023년 귀빈의 전통장 선물세트를 기획 임 대표는 전수자로서 명인의 가르침을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하루도 빠짐없이 장독대를 살피고, 최근 기후변화로 연평균 기온이 올라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럴 때는 열어 보지 않아도 장에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빨간불이 들어오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참신한 꾀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념은 잠시뿐, 6월 하지 무렵 직접 콩을 심고 한여름 더위를 온전히 받아 가을이 오면 여물어가고 찬바람이 불 때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쑨다.

명인이 해왔던 것처럼 그렇게 앞으로 오랫동안 동국장의 전통을 이어갈 생각이다.

요즘처럼 즉석식품이 넘치는 시대에, 동국장은 정반대의 시간성을 지닌다. 빠름보다 느림, 효율보다 기다림. 그 가치는 전통이라는 단어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Q. 장 담그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순간이 있을까요?

"장독을 열었을 때, 구수한 향이 올라오면 그날 하루가 참 보람 있어요. 콩 삶는 소리, 메주 쌓는 손끝의 감각, 장이 익어가는 냄새. 이런 것들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죠. 특히 장의 색이 투명하게 잘 나올 때, 그 장은 살아 있다는 걸 느낍니다."

 

Q. 한식 조리사나 셰프들과 협업도 하시나요?

"요즘은 요리사분들과 협업이 많아졌어요. 동국장을 활용한 파스타, 스프, 드레싱 같은 메뉴도 개발하고 있고요. ‘이라고 하면 전통 음식에만 쓰는 줄 알지만, 요즘 요리는 전통을 재해석하는 데에 의미가 있죠. 장은 충분히 창의적인 식재료가 될 수 있어요."

 

Q. 외국인들에게 을 소개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처음엔 대부분 발효된 콩?” 하고 놀라요. 그런데 직접 맛을 보면 굉장히 부드럽고 감칠맛이 좋다고 해요. 특히 일본이나 미국 셰프들 중에는 동국장을 한국의 미소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이제는 장이 글로벌 식재료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Q. 동국장 외에 다른 전통 장도 함께 연구하시나요?

"된장, 청국장, 고추장 등도 모두 연구하고 있어요. 지역마다 장이 다르고, 집집마다 그 방식도 달라요. 그 다양성이 너무 소중해요. 특히 오래된 장을 현대적 방법으로 재해석하는 일이 제게는 큰 숙제예요."

 

 

전통 장이 글로벌이라는 단어와 만나는 풍경은 생소하지만, 동시에 설렌다. 동국장은 한국의 문화 자산이자, 세계인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다.

 

 

6. 장을 전하는 마음, 세대와 세대를 잇다

 

 

 

Q. 장을 전수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기술은 가르칠 수 있어요. 근데 마음을 가르치긴 어렵죠. 장을 담그는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손의 온도, 재료를 대하는 태도, 장을 대하는 마음가짐. 이건 시간을 함께 보내야만 전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매일 같이 장독을 돌며 제자와 이야기합니다."

 

Q. 미래 세대에게 전통 장 문화를 어떻게 전하고 싶으신가요?

" ‘이 어렵거나 옛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그래서 체험학습, SNS 콘텐츠, 학교 연계 수업도 준비 중이에요. 청소년들이 직접 장을 담가보고, 기다려보고, 그 맛을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장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장도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포장 디자인도 그래서 직접 관여하고요. 장을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고, 진열했을 때도 예뻐야 한다고 봐요. 전통의 깊이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히는 것, 그게 제가 추구하는 장의 이미지예요."

 

Q.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신다고요?

"네. 동국장뿐 아니라 전통 장 문화 전체가 등재되기를 바랍니다. 김장처럼요. 장 문화는 한국인의 식문화의 뿌리인데, 제대로 보존되고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죠. 그래서 학술 세미나, 영상 기록, 해외 홍보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장에는 시간과 손맛,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그 장 하나가 누군가의 밥상을 지켜주고, 가족을 이어주고, 기억을 남깁니다. 그래서 저는 장을 단지 먹는 것 이상으로 여깁니다. 삶을 담는 그릇, 장은 결국 사람을 위한 음식입니다."

 

그녀의 바람대로 2024년 12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문화를 짓고 철학을 전하는 장인으로서의 길을 걷는 한안자 명인.

 

그녀의 손끝에서 태어난 ‘동국장’은 고요한 기다림의 시간, 자연과 조화된 재료, 그리고 사람과의 온기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한류와 더불어 K-Food의 비상과 함께 세계인이 주목하는 건강한 조미료

 

우리나라 전통 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지금, 명인과 임 대표가 만나 빚는 동국장

 

그 아름다운 인연은 감칠맛 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유민식품

 

한줄 답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