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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들러야 할, EAT 플레이스] 2025 미쉐린가이드 서울 & 부산, 새로운 3스타 탄생
2025.03.14 | 조회 : 162,605 | 댓글 : 0 | 추천 : 0
<지금 당장 들러야 할, EAT 플레이스>
2025 미쉐린가이드 서울 & 부산, 새로운 3스타 탄생
밍글스의 디저트 (사진_미쉐린가이드)
지난 2월 27일 미식 업계에서 큰 연례행사로 꼽히는 ‘미쉐린가이드 서울 & 부산’의 2025년 셀렉션이 발표됐다. 미쉐린가이드는 125년 역사를 지닌 레스토랑 평가서로 2017년 시작한 서울은 올 해로 9번째, 부산은 2번째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뜻하는 ‘빕그루망 레스토랑’ 명단은 사전에 공개됐으며 미쉐린가이드 수록 레스토랑 중에서도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스타’ 레스토랑의 발표는 발간 행사에서 최초 공개됐다. 미쉐린가이드는 훌륭한 레스토랑에 1개부터 최대 3개까지의 별점을 개별 식당에 매기는데 별 1개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개는 '요리가 훌륭해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 최고 등급인 별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한다. 2025년 발표한 국내의 스타 레스토랑은 서울 37곳, 부산 3곳 총 40개 레스토랑이다.
새로운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밍글스의 내부 (사진_ 미쉐린가이드)
>>>밍글스(Mingles)
올해 미쉐린가이드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새로운 3스타’이자 국내 유일의 3스타 레스토랑으로 발돋움한 한식 레스토랑 ‘밍글스’다. 지난 2024년까지 유일한 3스타 레스토랑이던 안성재 셰프의 ‘모수’가 영업을 중단하며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3스타 레스토랑의 유무에 관심이 집중 됐기 때문이다. 별 하나를 따는 것도 물론 힘들지만 3스타의 존재 여부는 해당 도시와 미식 업계의 자존심으로도 여겨지기에 새로운 3스타 레스토랑인 밍글스에 아낌없는 축하가 이어졌다.
버섯무스를 채운 오골계, 흑초글레이즈와 마늘아이올리 (사진_미쉐린가이드)
2014년 문을 연 밍글스는 한식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결합한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독립적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오너셰프’의 업장이라는 점도 의미 있다. 이번 결과는 아무리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라도 적자를 면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내 파인 다이닝(Fine dining, 격식 있는 고급 만찬을 제공하는 식당) 업계에서 자본의 투자만이 왕도가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밍글스의 이와 같은 성취는 오너 셰프로서 파인다이닝을 이끌어 나가는 일이 쉽지 않은 국내 미식 환경 속에서 한식에 다양한 표현 방식 및 조리법, 재료의 쓰임에 깊이를 더하고 일관성 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해 왔던 노력에 대한 찬사와 응원이기도 하다. 강민구 셰프는 3스타 레스토랑 선정 소감으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묵묵히 한식이 가진 본연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비쳤다.
밍글스의 시그니처 메뉴인 ‘장 트리오’는 한식의 새로운 표현 방식을 제시하되 화려함 보다는 깊이를 추구하는 강민구 셰프의 철학을 볼 수 있는 대표적 예다. 된장, 간장, 고추장과 부드러운 크림브륄레, 그리고 전통 강정을 응용한 튀밥 등을 결합한 메뉴로 장을 디저트에 활용했다는 것 자체도 남다르다. 강 셰프는 한식의 뿌리는 ‘장’에 있음을 꾸준히 강조해 왔는데 지난해 우리의 전통 장을 소개하는 영문판 레시피 북인 『장: 더 소울 오브 코리언 쿠킹』을 내기도 했다. 밍글스의 음식은 시즌마다 새롭게 바뀌지만 그때마다 국내의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통 장의 다채롭고 창의적인 쓰임만큼은 변함없다. 지난 12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전통 장의 계승과 발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밍글스는 그 선봉에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밍글링 팟의 재료들 (사진_밍글스)
‘밍글링팟’도 밍글스의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전국 팔도의 제철 산해진미를 한데 모아 맛을 낸 보양식 메뉴로 시식 전에 어떤 재료들이 사용 됐는지 선보이는 퍼포먼스를 통해 힌트를 얻은 고객들이 조화로움 속에서 각각의 재료 본연의 맛을 자연스럽게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밖에도 고추장에 재운 캐비아와 광어회, 감태롤과 제주산 금태, 한우 육회와 장어, 매실 고추장, 이북식 배김치와 한돈 순대, 인삼 완자와 우엉 장아찌, 비빔밥을 응용한 찹쌀 아이스크림 디저트 등이 3월 밍글스의 차림표에 오르는 메뉴다.
미쉐린 가이드의 역할과 평가 기준에 대한 의구심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대중성을 떠나 한식의 세계화와 한식 파인 다이닝의 발전, 미식 문화의 다양성, 어려운 외식업계 상황 속에서도 대중들의 관심 향상에 기여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미쉐린 가이드 발표를 통해 국내 미식 문화와 한식이 다시금 조명된 만큼 “한국 식문화의 깊이와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강민구 셰프의 의지와 더불어 올 한 해도 다양한 분야의 한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67길 19 힐탑빌딩 2층
영업시간 (점심)12:00-15:00 (저녁)18:00-22:00 (일,월 휴무)
메뉴 런치메뉴, 디너메뉴
에빗의 조셉 리저우드 셰프가 직접 산에서 채취한 개미를 올린 소르베
>>>에빗(EVETT)
호주 출신 조셉 리저우드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 2025 미쉐린가이드 서울 1스타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2스타로 승격됐다. 에빗의 메뉴들은 외국인 셰프가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식재료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며 특히 한식의 전통 장을 독창적으로 활용한다. 기순도 딸기 고추장을 활용한 젤리, 직접 채집한 설악산 개미를 올린 소르베, 오메기떡에서 영감 받은 한입 도넛과 직접 빚는 메주를 플레이트로 활용하는 등 메뉴에서 과감한 도전과 창의력이 돋보인다.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5 1층 EVETT / 메뉴 런치코스, 디너코스 / 영업시간 (화-수)17:30-22:30 (목-토)12:00-22:30 (목-토 브레이크타임 있음/ 일,월 휴무)
에스콘디도는 국내 최초 멕시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다 (사진_미쉐린가이드)
>>>에스콘디도
국내 최초 멕시칸 파인 다이닝으로 숨겨져 있던 멕시코 문화의 미식적 가치를 코스로 경험할 수 있는 진우범 셰프의 공간이다. 2025 미쉐린가이드 서울에서 새롭게 1스타 레스토랑으로 등재됐다. 우니 인플라다, 알파스톨 금태, 와규 타코 등 멕시코 및 국내산 옥수수를 사용한 토르티야 베이스에 최상급 제철 식재료를 결합하고 메즈칼과 테킬라, 아가베 칵테일 등을 페어링해 색다른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61-7 지하 1층 / 메뉴 디너코스 / 영업시간 (매일)17:20-23:00 (일,월 휴무)
이스트는 새롭게 해석한 다채로운 아시안 터치의 요리를 선보이는 신흥 강자다 (사진_미쉐린가이드)
>>>이스트(Y'east.)
유러피언 쿠킹 테크닉과 한국 식재료를 이용한 조영동 셰프의 모던 아시안 컨템퍼러리 파인다이닝. 2025 미쉐린가이드 서울에서 새롭게 1스타 레스토랑으로 등재됐다. ‘효모’, ‘동쪽’이라는 중의적 의미의 상호처럼 동양권 음식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새롭게 해석해 선보이는 것을 콘셉트로 한식뿐 아니라 다채로운 아시안 터치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단새우를 활용한 두부 요리, 즈마장, 화자오를 활용한 에그 누들, 갈비찜을 재해석한 갈비 스톤 등의 창의적인 요리는 눈과 입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위치 서울 강남구 언주로170길 26-6 3층 / 메뉴 런치테이스팅코스, 디너테이스팅코스 / 영업시간 (화-목)18:00-22:30 (금-토)12:00-22:30 (금-토 브레이크타임 있음 / 일,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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