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매거진R

#서울간촌닭 #숯불닭구이호연재 #고흥만뜨락

[길라잡이맛집] 모름지기 닭은 튀김보다 건강한 구이가 제맛

2025.01.15 | 조회 : 237,214 | 댓글 : 0 | 추천 : 0

 

 

[길라잡이맛집]

닭의 신선도로 판가름 되는 닭 구이 

 

 

오래전 치킨 스테이크 메뉴 개발을 하던 중 가장 어려운 점은 적합한 닭의 원물을 찾는 것이었다. 시중에서 구한 생닭 원물은 20-30마리 중 하나 정도는 소비자들이 꺼리는 닭비린내가 났기 때문이다. 올리브 오일과 마늘만 넣어 재운 뒤 굽는 심플한 치킨 스테이크를 지향했기에 레스토랑에서 고객에게 일관성있고 안정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닭의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요리하면 할수록 알게 됐다. 치킨 스테이크 메뉴 하나를 위해 기어이 닭 농가까지 직접 찾아 나섰던 이유다. 대중적인 식재료이건만 닭고기 원물 그대로의 맛을 살린 요리를 대중 식당에서 다루기에는 의외로 어려운 유통 환경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일반적으로 닭을 조각내 튀김반죽을 묻혀 기름에 튀긴 음식인 치킨은 명실상부 한국인의 국민 음식 반열에 올랐다. “치킨 먹을래?”라고 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치킨의 형태는 흔히 생각하는 프라이드 치킨일 것이다. 최근 20년 사이에 국내 1인당 닭 소비량은 두 배가 됐고 한국인 한 명이 일 년간 먹는 닭고기가 약 26마리에 해당된다는 통계가 있다. 치킨은 일상 속 맥주의 동반자일 뿐 아니라 야구장에서도, 한강 돗자리 위에서도 심지어 여름철 복날에도 함께다. 또한 국가적 스포츠 경기는 치킨을 먹을 좋은 핑곗거리가 되어준다. 이렇게 흔하게 즐겨 먹으니 치킨 가격은 국민 정서를 반영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력을 받는 음식이기도 하다.

 

닭튀김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는 흔한 요리지만 K-푸드 전성시대 속에서 부각된 한국인들의 치킨 사랑과 다채롭게 발달한 치킨 메뉴는 코리안 치킨을 닭요리의 대명사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치킨에 맥주를 먹는 것을 의미하는 치맥은 고유 명사로서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되면서 한국인의 식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 중 하나로 통하며, 치킨집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2017년 모 배달플랫폼 기업에서는 이벤트 형태로 치믈리에 자격시험도 열렸다. 배달 외식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 메뉴인 치킨 사랑의 자웅을 겨루는 장으로 화제가 됐는데 눈을 가린 상태에서 치킨을 시식한 후 튀김옷의 두께와 양념의 맛을 바탕으로 어떤 브랜드의 치킨인지 맞추는 문제가 출제될 정도로 치킨 시장은 치열하고 세분화된 특징을 구분하여 즐기는 심오한 소비자도 많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칼로리나 당도, 더불어 같이 마시는 맥주와의 시너지를 감안할 때 튀긴 닭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겐 종종 불편한 존재가 되곤 한다. 치킨 외식기업에서는 맛의 차별화를 위하여 버터밀크, 기름 등 다양한 침지 방법을 고안하고 치킨파우더의 차별화를 위해 갖가지 향미 조미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원물 닭 맛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바삭함과 입에 착착 붙는 감칠맛만 남게 된다. 이렇듯 치킨은 입에선 당기나 몸에는 미안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외식 분야에서는 튀긴 닭요리 뿐 아니라 여러 시도를 통해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2015년 이후부터는 전라도식 닭구이의 응용 버전인 닭숯불구이전문점들이 차츰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중적인 식재료인 닭요리의 발달과 더불어 더욱 건강한 방식으로 닭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되면서 다양한 닭구이 시장이 열리고 대중화 되고 있는 것이다.

 

원물 가금류의 제맛을 즐기는 방법으로 튀김보다는 직화구이가 제격임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닭구이전문점 중에서도 소스의 종류나 화려함보다 원물에 집중적 신경을 쓰는 전문점을 추천해본다.

 

 

서울간촌닭 토종 닭숯불구이

 

#서울간촌닭

채 일년도 안된 닭구이 맛집이다. ‘숯불토종생닭구이라고 적혀 있으나 언뜻 봐서는 특별한 식당이라고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테이블에 나온 토종닭 숯불구이를 보면 군더더기 없는 신선한 원물임이 실감 난다. 닭비린내 전혀 없는 제대로된 닭살코기 맛을 즐길 수 있다. 캠핑을 좋아하던 오너는 좋은 식재료를 쫒아다니다 고객들과 나눌 수 있는 식당까지 열게 되었다. 직접 닭발골도 한다. 한번 먹어본 고객은 재방문이 많단다. 생닭이 들어온 날은 닭육회도 있다. ()한국토종닭협회의 한닭인증점이기도 하다.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1028 1/ Tel 0507-1353-8063 /

토종닭구이 15,000/ 닭육회(사전예약) 25,000

 

 

숯불닭구이 호연재의 화계살 + 숯불닭갈비 +마늘갈비살

 

#숯불닭구이 호연재

상호부터 범상치 않은 닭구이집. 조선의 여성 문인이자 대전의 대표시인이 김호연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고 조선시대 농서 겸 요리서인 산가요록(山家要錄)에 나온 닭요리 포계(泡鷄)를 연구하고 응용한 닭양념을 가지고 왔다. 일반적인 닭갈비 모양과 다르게 닭의 뼈를 제거하고 두툼하게 만들어 마치 겨울 이불처럼 폭신한 닭살코기의 구운 맛을 즐기게 하고 있다. 화간장이라는 개발소스, 친절한 서비스, 유니크한 매장분위기 등으로 고객들을 줄 서게 한다.

대전 유성구 온천북로33번길 35-5 1104/ Tel 0507-1372-4212 /

마늘갈비살 14,000원 반근 화계살(양념닭갈비) 13,000/@hoyeonjae_daejeon

 

 

고흥만뜨락의 토종닭숯불구이와 외관

 

#고흥만뜨락

오리와 닭으로 특화된 맛집. 뼈채 잘라진 닭토막을 초벌구이를 하여 내준다. 육계에 비해 오래 자라는 토종닭이라 닭다리 등이 일반 닭에 비해 훨씬 크다. 먹기 편한 뼈없는 닭에 익숙해 있거나 진한 양념 맛에 길려진 사람들은 다소 생경할 수도 있다. 신선한 닭, 과하지 않은 담백함. 숯불의 풍미, 닭 본연의 육즙을 즐기고 싶다면 가볼만한 곳이다.

전남 고흥군 고흥읍 고흥군청로 33 메디컬빌딩201 / Tel 061-832-3052 /

토종닭숯불구이 65,000

 

한줄 답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