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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들러야 할, EAT 플레이스] 전통에 더한 오늘날의 언어, 한식의 ‘뉴헤리티지’
2025.01.03 | 조회 : 295,905 | 댓글 : 0 | 추천 : 0
[지금 당장 들러야 할, EAT 플레이스]
전통에 더한 오늘날의 언어, 한식의 ‘뉴헤리티지’
경기 침체 장기화와 불확실성이 만연한 대내외 정치 및 경제 상황,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외식업을 둘러싼 제반 경비의 상승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며 2024년은 역대 최고치의 폐업률을 기록한 한 해가 됐다. 식품 및 외식 업계에서 바라보는 2025년 외식업 트렌드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내수 외식 시장은 역대급으로 얼어붙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식’의 글로벌 시장 속 성과는 눈부시다.
K-대중문화의 활약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양질의 한식 토양을 닦고 있는 한식당과 셰프들, 식품 기업들의 노력이 잇따랐고 한국 문화에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가 오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 외식 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업종인 한식당은 외식 산업의 발전과 함께 진화하며 다양성과 한식 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지금과 같은 한식 열풍을 이끌어 낸 근간이다.
매년 국내 외식업 트렌드를 발표하고 있는 ㈜다이어리알은 ‘2025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출간과 함께 어려운 외식 시장 속에서도 힘을 발휘할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한식의 뉴헤리티지’를 꼽으며 유구한 전통에 현대의 혁신을 더한 외식 브랜드가 보다 빛을 발하는 한 해가 될 것임을 예측했다. 전통 및 식재료에 대해서는 더욱 심도 깊게 탐구하면서도 현대의 연어로 이를 표현하는 요즘의 한식당을 소개한다.
>>>방유당(그레이츠 판교점)
어려운 외식업계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자신만의 서사를 쌓아 나가며 성장해 나가고 있는 한식당 ‘방유당’은 브랜드가 갖고 있는 전통의 스토리에 자신들만의 핵심 소재를 심도 깊게 연구하여 발전시키고, 이를 현대의 언어로 풀어내는 곳이다.
방유당(芳油堂)은 ‘청춘, 기름 그리고 집’이라는 의미로 40년간 ‘기름집’을 운영한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과 한식에서 사용되는 기름의 고도화에 대한 사명감으로부터 비롯된 브랜드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한식을 요리할 때 ‘한국적인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재료지만 이를 하나의 주요한 식재료로 보고 깊이 있게 다루는 곳은 아직 드물다. 일반적으로 종류 정도로 구별해 먹지만 원물의 볶음 정도, 착유 방식 등을 세분화하여 맛을 구별해 먹지는 않기 때문이다.
코리안 로스터리를 표방하는 방유당 판교 매장 입구
‘코리안 스타일 로스터리’를 표방하는 이곳은 보통 커피 원두의 가공에 쓰이는 로스팅(Roasting)의 개념을 한식의 참기름, 들기름에 적용한다. 커피도 로스팅 정도에 따라, 추출 방식에 따라 각자의 취향을 반영하여 즐기듯 한식의 ‘고소한 맛’을 담당하는 기름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조리법이나 취향에 따른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며 주요한 한식 재료의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부모님의 기름집에서부터 이어져 온 오랜 경험에서 체득한 한국적 고소함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섬세한 원적외선 볶음 기술과 원곡의 세포 구성을 분석하여 만든 착유 공법을 통해 방유당만의 기준으로 세분화된 특징을 가진 기름을 선보이며, 이를 활용한 한식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방유당 판교 매장에서는 다양하게 분류된 들기름과 참기름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방유당 판교 매장은 기름의 다양한 쓰임을 경험할 수 있는 한식당이다
판교에 위치한 매장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방유당 기름의 음식 활용법을 제시하고 경험치를 높이기 위한 공간이다. 전통의 맛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한식 메뉴를 선보이며 주로 코스로 구성된 반상 혹은 한상차림 메뉴를 선택하여 다양한 메뉴를 맛보는 손님들이 대다수다. 모든 메뉴에는 방유당이 제안하는 ‘기름’의 쓰임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식전 메뉴로 ‘보리빵과 생들기름 두부장’이 제공되는데 이탤리언 요리를 먹기 전 식전 빵과 올리브 오일이 제공되는 코스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 밖에도 생들기름으로 한우 홍두깨 살을 부쳐 고소함을 더한 인기메뉴 ‘생들기름 한우 육전’과 들기름, 건호박, 건표고 등 건나물을 활용해 궁중 떡볶이를 기름 떡볶이 스타일로 재해석한 간장 양념 베이스의 ‘들기름 건나물 궁중 떡볶이’는 다채로운 식감과 은은한 고소함이 남다른 메뉴다.
생들기름한우육전
들기름 건나물 궁중떡볶이
가장 직관적인 기름의 풍미를 경험할 수 있는 메뉴는 식사로 제공되는 ‘계절나물 솥밥’으로 갓 지은 솥밥과 양념장, 들기름이 쟁반에 함께 제공되는데 이곳 밥상의 주인공은 ‘기름’인 만큼 모든 식기 중 가장 높은 위치에 플레이팅 하여 철학을 드러낸다. 솥밥에 페어링 한 ‘들기름 P3’는 풍부한 향으로 채소, 나물의 풍미와 영양을 극대화시킨다. 매장 내에는 방유당의 다양한 기름을 구매할 수 있는 숍도 마련되어 있는데 판매하는 모든 기름은 시음할 수 있어 ‘나만의 기름 취향’을 찾는 경험을 시도해 봐도 좋다.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내곡로 117 그레이츠판교 지하1층 108호
영업시간 (점심)11:00-15:00 (저녁)17:30-22:00
메뉴 방유당 한상차림, 들기름돼지고기묵은지찜
계절 솥밥과 함께 제공되는 들기름은 모든 요리 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놓여 있도록 플레이팅 했다
>>>리북방
한식 중에서도 전통 음식인 ‘순대’에 집중하여 국내 최초로 순대 맡김 차림 코스를 선보이는 곳.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백수저 셰프로 참여한 최지형 셰프의 공간으로 할머니의 고향인 함경남도 이원군에 편입된 차호에서 영감을 받은 내림(이북) 음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다양한 순대 요리를 선보인다.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시대의 흐름, 그리고 계절에 따른 제철 재료, 셰프의 창의성이 가미된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길 16 2층 / 메뉴 점심 맡김차림, 저녁 맡김차림 / 영업시간 (매일)12:30-21:30 (월 휴무)
리북방의 순대요리
>>>면서울
한국의 식재료 중에서도 ‘면’을 깊이 있게 탐구한 김도윤 셰프가 다양한 면요리를 선보이는 공간. 좋은 요리를 위해 수개월간 식재료가 나고 자라는 곳에 머물며 생산, 유통, 보관의 모든 과정을 연구하는 셰프의 열정을 담은 이곳의 면은 유기농 통밀과 녹두, 백태를 직접 로스팅, 블렌딩해 자가 제면한다. '생들기름면'은 볶지 않고 45도에서 냉압착하여 추출한 충남 예산의 매헌 생들기름과 태안 자염, 고소하게 씹히는 통들깨로 맛을 낸다.
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 805 1층 / 메뉴 생들기름면, 매콤나물비빔면 / 영업시간 (점심)11:00-15:00 (저녁)16:00-20:30 (일 휴무)
면서울의 생들기름면
>>>안재식당
제철 식재료로 차린 한식 백반을 선보이는 안재식당은 한식 밥상의 기본이 되는 ‘밥’에 집중하는 식당이다. 한꺼번에 많이 지어 소분한 후 제공하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구수한 향이 일품인 수향미(경기 화성)로 모든 손님에게 누룽지 없이 갓 지어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솥밥을 제공한다. 밥의 완성도 못지않게 고향에서 농사지어 보낸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반찬들은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워 고루 손이 간다. 푸짐하게 즐기고 싶다면 상주식 숯불구이, 언양식 한우 불고기를 곁들여도 좋다.
위치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21길 38 101호 / 메뉴 안재한상, 언양식한우숯불구이정식 / 영업시간 (점심)11:30-15:00 (디너)17:20-21:00 (월 휴무)
안재식당의 안재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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