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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집 #곰바위 #소나무풍경

[길라잡이 맛집] 부드럽고도 쫄깃한 식감…살코기와 달라 별미인 양곰탕

2024.12.09 | 조회 : 279,677 | 댓글 : 0 | 추천 : 0

 

 

[ 길라잡이 맛집 ]

부드럽고도 쫄깃한 식감…살코기와 달라 별미인 양곰탕

 

 

어릴 적 어머니가 마치 수건처럼 생긴 무언가를 깨끗하게 다듬어 곰탕을 끓이는 솥에 넣는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더니 어머니가 수건 같기도 승용차 발 매트 같기도 한 미지의 검은색 덩어리를 들어 올려 보여주셨다. 곰탕을 끓이고 있었으니 소의 내장 부속물일 것이라 추측은 했지만 도무지 먹거리로는 여겨지지 않는 생김새에 어느 부위인지까지 알리 만무했다.

 

그것의 정체가 네 개의 소 위 중에서 첫 번째 양깃머리라는 것은 성인이 되서야 알게 됐다. 양 손질은 꽤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안쪽 면의 기름기를 떼어 내고 데치는데, 소위 어른들은 끓는 물에 튀긴다라는 표현을 쓴다. 물에 살짝 담그거나 끓는 물을 끼얹기도 한다. 과하게 삶지 않아야 검은색 돌기 부분을 긁어내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물론 검은 막을 있는 그대로 요리하는 경우도 많다,

 

소는 반추동물이다. ‘반추(反芻)’는 한번 삼킨 풀을 다시 되새김하여 씹는다는 의미로 소는 인간과는 다른 네 개의 위를 갖고 있어 소화 과정 또한 다르다. 소의 위는 전체 체중의 약 28%를 차지할 정도로 큰데, 위 안에서는 풀과 같은 섬유소 탄수화물을 뭉쳐 입으로 되새김하고 다시 위로 돌려보내고 나면 잘게 분해되는 소화가 일어난다. 마치 자동차의 엔진이 작동하듯 각각의 위는 고유의 기능을 하며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생육의 핵심 역할을 한다.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에서는 소의 밥통을 우두(牛肚)라고 하는데, 민간에서는 양이라고도 한다. 양은 오장을 보하고 비위를 도와주며 소갈(갈증)을 멎게 한다.”라고 말하였다. 소의 위는 무르게 푹 쪄서 보양식으로 먹어왔다. 궁중의 의례 음식에서 소의 내장류 사용이 왕왕 나온다. 당시 내장은 손질이 까다롭고 저장성이 좋지 않아 귀하게 쓰였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은 발달 된 사육 및 유통 환경 속에서 생산되는 고기와 부속 부위를 편하게 구할 수 있다 보니 내장을 조합하여 만든 외식 상품 역시 매우 다채롭게 발달했다.

 

특히 성공한 해장국 브랜드의 면면을 보면 내장 쓰임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장이 국물의 깊은 맛을 받쳐주는 베이스가 되기도 하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살코기 원육 사용을 절감할 수도 있어 여러모로 든든한 존재다. 물론 맛도 특별하다. 살코기 고기와는 색다른 식감의 즐거움을 주어 오히려 내장을 더욱 선호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로, 소의 위는 내장육의 핵심 재료로 되새김 소화로 평생 쉼 없이 일을 해온 역할을 생각하면 억셀 것 같지만 의외로 상당히 부드럽고 동시에 쫄깃함도 가지고 있다.

 

양질의 소의 위를 활용한 고깃집이나 탕전문점의 양곰탕은 한 그릇으로 주는 포스가 남다르다. 원재료의 신선함과 자신감을 담은 백탕류, 또는 얼큰한 한 그릇으로 시원함을 완성하는 양곰탕 맛집을 추천해본다.

 

 

배꼽집 외관

 

배꼽집의 천마 양곰탕

배꼽집 본점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소 발골부터 유통, 한우전문점의 선별 부위까지 박규환 대표가 모든 걸 책임지고 있는 소고기 전문 맛집. 양질의 소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익히 알려진 만큼 일품 탕의 맛과 깊이도 남다르다. 얼큰한 양곰탕에는 소의 양이 풍성하고 녹진한 감칠맛이 폭발한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417 사보이시티DMC 중앙계단 지상2210,206 / Tel 02-304-9293 / 양곰탕 13,000원 천마양곰탕 18,000원 인스타그램@bk023049293

 

 

곰바위의 외관

 

곰바위의 양탕

 

곰바위 본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노포의 양대창구이 맛집. 한 끼 식사용으로 홍탕과 백탕이 있다. 다양한 내장류와 갈비대가 들어가 있는 얼큰 홍탕도 매력이지만 딱 한 그릇을 꼽으라면 단연 백탕. 맑은 국물 안에 양을 비롯한 상당한 내장, 고기, 갈빗대 및 굵은 당면 등으로 푸짐하다. 대접으로도 손색없는 탕.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11510 / Tel 0507-1404-0068/ 곰바위 백탕 24,000원 곰바위 홍탕 19,000. 인스타그램 @gombawie

 

 

소나무풍경의 외관

 

소나무풍경의 양곰탕

 

 

소나무풍경

사골곰탕으로 3대를 이어온 맛집, 가정집을 개조한 공간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거쳐 들어가는 맞이 길이 기분 좋다. 어떤 음식을 주문해도 개인별 반찬을 내어주며 내부 위생 관리가 철저하다. 뽀얗게 잘 손질된 양과 손으로 찢은 양짓살을 건져 겨자장에 찍어 먹고 곰탕 국물에 찰진 밥을 말면 행복 완성이다.

대전 서구 괴정로116번길 42 / Tel 0507-1325-3510 / 양곰탕 12,000

인스타그램 @sonamuview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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