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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한옥바 Bar 이야기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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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까래 아래 바(Bar)카운터

매일 닥치는 끼니도 고민이지만 괜스레 딱 한잔이 당길 때가 있다.

요즘처럼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 더욱 그렇다.

한동안 요리 공부를 위해 머물렀던 일본 도쿄 거리에 얽힌 사연과 변해 가는 서울의 한 골목 풍경이 오버랩된다.

동경 신주쿠 인근에 골든가(ゴールデン街)라는 거리가 있다. 200여 채의 작은 술집들이 모인 2천여 평의 거리는 밤문화를 사랑하는 성인들의 작은 디즈니랜드를 방불케 한다.

50년대 전쟁 후 매춘가에서 시작된 거리가 이후 다양한 술집 군락이 되었다.

일명 ‘문단(文壇)바’ 라는 블럭에는 작가나 음악가 등 예술인의 단골 바들이 있고,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한 ´심야식당(深夜食堂)´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마스터가 운영하는 식당도 이곳에서 소재가 되었다.

그런데 명소 거리로 유지되어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1980년대 재개발 이슈로 철거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일부는 술집을 팔고 나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더 많은 술집 오너들은 반대파의 방화사건이나 각종 회유 속에서도 골든가를 지키기에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그것도 술집마다 단골 고객들과 함께. 그 중에 ‘센타쿠센(洗濯船)’이라는 술집의 여주인 ‘요시나리유키코(吉成由貴子)’는 당시 앞장서서 밤거리를 지켜내어 일명 ‘골든가의 잔다르크’로 불리었고 어느덧 40년째 골든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역사가 되었다.

노포의 홍어집과 한정식집이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인근의 내자동.

좁은 한옥 골목을 운치의 밤바(Bar)로 변신시켜 놓은 여성선구자가 있다.

그녀는 일본의 유명 바텐더 ‘가츠오우에다(上田和男)’씨의 제자로 상호도 스승의 ‘텐더바’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옥 대문 앞엔 전등 빛에 비추어진 작은 간판이 붙어 있다.

야심한 밤, 내자동 골목에 들어섰다면 누구든 갸우뚱하며 대문 앞에 멈추게 된다. 옛날 같았으면 이런 한옥에선 한식을 팔며 막걸리를 마시는 어르신 모임이 자연스러웠을텐데, 이 한옥이 서까래는 물론 대들보와 담벼락은 그대로 있으면서 뼈대를 잘 보존한 남다른 모던 바(Bar)로 탈바꿈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Bar)카운터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이용했던 경험자와 함께 간다면 그래도 덜 당황할 듯하다. 커버차지(자리세)라는 것이 있고 정해진 메뉴가 따로 없다.

‘메뉴판 주세요’ 라고 요청하면 처음 온 티를 내고 만 꼴이다.

‘뭘 드릴까요?’ 라고 바텐더가 말했을 때, 머릿속에 정한 술이 따로 없다면 그날의 내 감정이라도 잘 표현할 줄 알면 좋겠다.

‘오늘 쌀쌀하게 바람도 부는데, 버번 베이스로 뭐가 좋을까요? 도수는 높지 않은 걸로요’ 라고 말하는 둥, 카운터 안의 바텐더와 서너 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범위를 좁히다 보면 드디어 내가 마실 술이 정해지게 된다.

술을 결정하는 통과의례를 마치고 마음을 놓을 때쯤 되면, 앙증맞은 그날의 술안주부터 찻잔에 나오는 따뜻한 치킨스프 그리고 바텐더와의 위로의 소통까지, 술꾼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자극하는 섬세한 정성을 느끼게 된다.

골든가처럼 긴 역사도, 큰 규모도 아니지만, 한 여성바텐더가 세월의 때가 물씬 풍기는 내자동 골목 안에 바(Bar)를 만든 이래 골목의 한옥들이 하나둘 술집으로 바뀌고 있다.

조용한 거리에 흥미진진한 바가 늘어나는 것과 단골의 충성도가 각별한 것은 골든가와 내자동 골목에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이 아닐까?

혼자 또는 두셋 적은 인원이 즐기기 좋은 술집들이다.    

텐더바

전화 : 02-733-8343

영업시간 : 19:00-25:00(일요일 휴무)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17

메뉴 : 커버차지(자리세) 1인 5,000원 ‘김렛’(gimlet) 등 칵테일과 위스키

코블러 

전화 : 02-733-6421

영업시간 : 19:00-27:00(일요일 휴무)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16

메뉴 : 칵테일 ´코블러´ 외 한잔 술이 다양. 



돈패닉

전화 : 02-3210-0333

영업시간 : 08:00-25:00(연중 무휴)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 12길 2

메뉴 : 커피와 위스키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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