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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의 화식서식(話食書食) 뼈에 붙은 고기가 주는 호감 점수 20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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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 중에는 뼈에 고기가 붙은 채로 먹는 음식들이 많다. 양념갈비부터 감자탕, 족발 등등. 그 중에서도 난 뼈에 붙은 고기가 국물 속에 들어 있는 ‘갈비탕’에 매력을 많이 느낀다. 갈비탕은 고기가 귀하던 옛날에는 평소에 먹기 힘든 고급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변두리 결혼식장에서 나오는 흔한 음식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정통 맛의 갈비탕은 거의 사라져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갈비탕은 국물이 탁하지 않고 아주 맑아야 되고 맛도 시원해야 된다. 그리고 갈비에 붙은 고기도 육즙을 국물에 다 빼앗겨 무늬만 고기여서도 안되고 그 자체의 맛을 담고 있어야 된다. 국물도 맛있고 뼈에 붙은 고기도 맛이 있으려면, 퀄리티가 높은 원재료를 사용하여 천천히 오래 끓인 뒤, 국물을 완전히 식혀서 여러 번 굳기름을 걷어내는 번거로운 정성을 들여야만 된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이런 절차를 그대로 하기에는 재료비, 인건비 등 경비가 높아지기에, 효율이라는 이름 하에 흉내만 된 ‘갈비가 들어간 국’을 서비스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아직 몇 곳은 진정 먹고 싶어 찾게 되는 갈비탕집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한일관’이다. 서울의 옛 중심지 ‘종로’에서 70여년 동안 영업하다가, 식당 부지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되어 어쩔 수 없이 폐점한 뒤, 2008년 말 강남 성수대교 남단에 큰 빌딩을 지어 새롭게 오픈하였다. 물론, 맛만은 옛 맛 그대로이다. 난 이 집의 갈비탕을 먹을 때마다 3대째의 공동경영주인 두 딸에게 훈장을 선사하고 싶을 정도이다. 갈비탕은 방자유기 그릇에 뜨겁게 나오고, 그것도 모자라 자체 제작한 열판에 올려져 나와 마지막 국물까지도 처음의 온기를 그대로 유지하며 먹을 수 있게 하였다.


나에겐 뼈에 붙은 고기 얘기가 나오면 생각나는 양식당도 있다. 도쿄 내 니시아자부(西麻布)의 조용한 길가에 ‘리스토란테 데라우치(リストランテ テラウチ)’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돼지고기숯불구이로 인하여, 고급 이탈리아음식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되었었다. 흔히 레스토랑에서 메인요리는 모양이 제대로 잡힌 스테이크로 나오기에, 그것을 우아하게 한입크기로 잘라 먹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통념이었다. 그런데 ‘데라우치’에서는 큰 뼈에 살코기가 풍성하게 붙어 덩어리 채로 숯불에 구워 나온다. 손님들은 그 스테이크를 위에서부터 나이프로 찌른 뒤 자르거나 손으로 잡아 뜯기도 하곤 한다. 무척 수선스럽게 먹었더니 ‘데라우치’하면 박진감 넘치는 뼈 붙은 숯불구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정도로 뼈에 붙어 있는 고기는 인간에게 육감적인 식욕을 치솟게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몇 년 전 대규모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을 때, 식당 오픈 전 몇 십 명의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관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난 응시자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편하게 웃어달라고 했다. 이때 부끄럼없이 모든 치아를 다 드러내놓고 환하게 웃는 사람에게 결국 호감의 몇 점이 가산되었다. 뼈에 붙은 고기도 이와 같은 호감의 점수가 아닐까? 서먹서먹한 관계의 사람끼리 식당에 갔을 때, 뼈 채 음식으로 나오면 처음엔 품위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뼈에 붙은 고기를 자기의 편한 방식으로 뜯고 자르며 열심히 먹다 보면, 서로 치아를 다 보이면서 웃을 수 있는 흉금 없는 호감의 사이가 되어 버린다. 아직 관계가 불편한 주위 사람이 있다면 뼈에 붙은 고기를 통쾌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만나보자.
 
한일관(韓一館)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19-4
전화 02-732-3735
메뉴 : 갈비탕 13,000원 그외 다양한 한식메뉴가 있음
www.hanilkwan.co.kr

리스토란테 테라우치(リストランテ テラウチ)
토쿄 미나토구 니시아자부 1-4-7(東京都港区西麻布1-4-7) 
전화 03-5414-1808 
메뉴 디너코스 8,400엔, 숯불뼈붙은 돼지고기 3,800엔, 요리 먹고 마시고 1인 1만엔 정도
영업시간 18:00~23:00(L.O) 휴일: 일요일, 제3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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